여섯줄 창작 마당

구름과 내 주먹

두무동 2009. 6. 12. 14:14

 

   구름과 내 주먹 - 김명현


 

   어스럼 저녁에 구름은

   욕망도 없이 살아가는 나를

   조금씩 어두움으로 밀어내고.

   저녁이면 온갖 색상으로 사람의

   발길을 바쁘게 움직이게 하고

   여러 가지 소설을 쓰다가 지우며

   조화를 부리던 구름


 

   비탈진 바위틈에 단풍도 그렸고

   아스라한 친구의 얼굴도 그리다 지우고

   세상을 검은색으로 가두기도 하고

   내려보며 큰 소리로 꾸중도 하더구나.

   마음에 안 들면 숨어버리고

   갈증으로 벌을 주더니 이제는 나를

   세상과 멀어지게도 하는구나.


 

   흰 종이 하나 펼쳐 놓고

   물감과 파스텔도 없이 만물을 그리려니

   주먹쥔 손만 그렸구나...

   구름속에 내 주먹을 담궜다

 

   세상살이가 힘들어도

   가장 마음에 드는 내 주먹.

    내 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