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친구 셋
두무동
2009. 7. 1. 04:19
★ 장대 친구 장대여! 너는 어이해 키만 컸다가 내가 멀리 있으면 앗아 주질 않고 쿡쿡 찌르는 연습만 하느냐.
지팡이처럼 다가오면 잡아도 보고 싶은데 싱겁질이 많이 나는, 나는
너를 중간 허리만 쥐면 너는 꼼짝없는 허수아비의 힘줄이니,
깃발 없는 조그만 작대기 길고 짧은 것 고만하고 가지로 꺾이지 않는 기둥 친구로 살아보세.
■ 한숨 친구 토해 내는 데는 너만치 따를 선수가 없지만 너를 토하고 보니
뜨거움이 있었던 흔적은 거북선의 포화 같구나.
한번 들여 쉬고 절망을 화통약실에 가득 채워두었다가 이상한 생각이 나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겨 내니.
불기둥 같은 그 뜨거움으로 가슴속 응어리 살코기로 다 익었구나.◆ 구름 친구 구름을 선택해서 조금만 취(取)해 보려 했는데 작은 손에는 쥔 것이 없네요.
손을 벌리면 큰 구름일 것 같지만 가슴에 닿지도 않네요.
천둥우뢰로 설칠 때는 사정없이 퍼 붙는 부랑자로 가랑비 내릴 때는 우산 속에서 다정한데
내 가슴에 뜬 구름은 아침이면 찬 이슬이 되었다가 달뜨는 밤 그리움이 짖으면 강가 모래톱을 서성이다 발만 씻는 그림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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