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마 중

두무동 2009. 7. 12. 06:57

 

마 중  

        ~명  현~

당신이 오신다는 날 길던 밤은 새벽닭도 울지 않고

먼동은 가까이에서 떱니다.

마당 쓸고 마루에 걸레질 마치면

두근거리는 가슴은 어떻게 숨겨야합니까.

거울 앞에서 내 모습은 당신이 오랜만에 보실

내가 되어 옷매무새를 고치고 고칩니다.

 

마중도 나가기 전에 더 빨리 오실 것 같아서

당신이 드실 밥상에 반주를 챙겨 상보 덮어 곁에 두고

내 수저는 당신이 앗아 줄 상아래 내려놓습니다.

다정한 그 모습을 생각하니 내 마음은 어찌나

쑥스럽고 고운지 그 생각에 황홀해 옵니다.

 

어제부터 지켜둔 그 길에서 첫차를 기다리는데,   

차에서 내리는 당신의 차림은 어떨까 싶어.

가방을 든 당신의 맞은 손은 내가 잡고

저쪽 가방도 내가마저 들어주리라했는데.

 

긴 차를 타서 더딘지 행여 오시는 날짜를 잊으셨는지.

서지 않고 지나는 차는 자꾸 지나갑니다.

날짜와 요일을 여러 번 생각하며 땅 낙서는 길어지고

산허리 오솔길에 같이 기다리던 새들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반가운 마음 숨기시려고 어두워지면 오시려나.

가시는 날 서운할까봐 마중 길 덜 가려고 으스름한

밤길을 택해서 오시는 것일까.

 

앉았던 그 자리 막차는 끊기고

내일이라도 오실 기다림을 우두커니 지켜놓고 옵니다.

 

당신이 오신다기에  김명현

 

당신이 오신다는 날 길던 밤은 새벽닭도 울지 않고

먼동은 가까이에서 떴습니다.

  

마당을 쓸고 마루의 걸레질을 마치고 나면

두근거리는 가슴은 어떻게 숨겨야 합니까.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은 당신이 오랜만에 보실

내가 되어 옷매무새를 고치고 고칩니다.

 

마중도 나가기 전에 급히도 오실 것 같아서

당신이 드실 밥상에 반주를 챙겨 상보 덮어두고

같이 먹자고 주실 내 수저는 상아래 내려놓습니다.

  

어제부터 지켜둔 그 길에서 첫차를 기다리는데

차에서 내리는 당신의 차림은 어떤지 궁금해서

가방을 든 당신의 맞은 손은 내가 잡고

저쪽 가방도 내가 마저 들어주리라 했는데

 

긴 차를 타서 더딘지 행여 오시는 날을 잊으셨는지

차는 서지도 않고 자꾸 지나갑니다.

 

날짜와 요일을 여러 번 생각하며 땅의 낙서는 길어지고

산허리 오솔길에서 기다리던 새들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반가운 마음 숨기시려고 어두워지면 오시려나....

 

가시는 날 서운할까봐 마중 길 덜 보려고

으스름한 새벽길을 택해서 오시는 것일까.

 

밤의 숲은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 숨도 벅찬데

앉았던 그 자리, 막차는 떠나고

내일이라도 오실 그 자리를 지켜놓고 옵니다.

 

 

보경사 폭포

 

 

 

 

 

 

주남저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