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겨울이 오기까지

두무동 2009. 11. 18. 07:05

 

 

 겨울이 오기까지  - 김 명 현 -

 

잎과 꽃이 있어 푸르러 젊어 있었는데.

태산의 울창한 숲은 바람이 데려갔는지 

낙엽들은 작은 개천을 떠돌고 있다.


겨울이 옴은 달려드는 찬 기온으로 알지만

덥고 춥고를 돌고 돌아 세어져버린 이 나이에

사계가 하는 일을 다 알아 무엇하리.


산천은 유구타하나 철마다 변신하는 계절에

한 발짝 들여놓을 때 마다 궁금한 안부는 

자주 묻는 인사가 되었다.

 

 

젊은 날의 호기[豪氣]는 다시금 아니 올 세월이라

도로 갈 리도 없는 일생의 한 갑자[甲子]앞에서

마음은 여름에 머물고 있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겨울밤, 하얀 달 시리고

하늘에는 유성이 많이 흘러 야경은 빛날 때.

 

늦은 나이 늦가을 국화 앉혀 놓고,

겨울이 오기까지 늙은 호박 되고 오래된 생강 되어

세월 앞에 묵어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