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안개 김 명 현
구름은 하늘과 땅의 중간에서 산다.
산에서 떠나간 영혼들이 아침이면 안개가 되어 들과 호수로 내려온다.
한낮에는 구름으로, 하늘과 산 능선에서 살다가 들판이나
연못과 호수에 모여 사는 영혼들에게 겨울이면 얼게하고 여름이면
물을 흘려보내는 자연의 역할을 할려고 새벽에 왔다가 간다.

대낮에는 해가 볼까봐 새벽녘이면 산에서 내려와 호수에도 들리고
강과 들의 영혼들에게 들려서 살든 곳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간다.
하늘의 슬픈일은 비의 통곡으로 알리고 안개가 되어 들에 묻어놓은
그리움을 구름에게 전해준다.
안개는 이슬이 못한 구름의 전갈을 새벽아침에 하고있다.

구름이 눈물되면 비가되고 걱정이 많아지면 안개로 변해 햇살을
피해 다니는 방랑자가 된다.
안개는 흐릿한 것이 지난 가을비의 낙서가 되였다가 해무 속을 서성이다 간다.
구름은 산의 영혼들을 아침이면 안개로 보살피고 이슬로 깨우고 가고,
나는 잠에서 깨자마자 산의 영혼이 모여 사는 안개 잦은 호수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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