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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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화양은 두메산골 굽이가 아홉구비라 구봉산 앞산에는
200백년이나 묵은 쌍둥이 당산나무가 있었다.
몇 년전 매미 태풍이 불던해 벼락을 맞고 죽었다.
동내의 애환을 잘 알고 있는 신령스러운 당산나무는
두 거루가 쌍으로 자라'아랫당산나무'라 하고 생긴모양이
아랫둥지는 여자의 생식기처럼 오목하여 암 당산나무 였는데
나무가지가 꼬불꼬불 히귀해서 아이들이 올라다니며 나무를
많이 괴롭혔지만 참 아름답고 훌륭한 놀이감 이였다.
황새가 잘 앉는 꼭대기에 올라가면 먼저는 아랫마을 윗마을
동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그 다음에는 오목하게 동내를 감싸고 있는
동내 뒷산이 골골이 병풍으로 어깨동무를 한듯하다.
그러던 아랫당산나무와 마주보고있던 서쪽 산에는 또 한그루의
노송이 서 있었는데 윗 당산나무다.
이 노송은 아랫 당산나무가 벼락 으로 죽자 그 이듬해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고사했다.
추측으로는 주변의 밤나무 때문에 죽었을 것으로 보나
이나무는 아래로 굽은 가지가 아랫 당산나무만을 그리워하듯
결국 제작년(2009년)에는 링거병을
달고 죽었다. 당산나무가 융성하던 시절의 동70~80호였으나
이제는 폐가와 밭농사도 짖지않는 집터만 남았다.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는 동내.
아이들이 소를 먹이다가도 올라가서 동내를 굽어보며
흔들고 흔들어도 씩씩하던 나무 였지만 수 년사이에
몰사를 하고난 후 동내는 더 쓸쓸해만 보인다.
골병든 몸을 낳게해 주는 영흠이 있는 당산 나무라고
풍맞은 환자가 빌로 다니던 아래 위의 당산나무
병세 깊은 윗 당산 나무가 한 겨울을 나던 겨울은 무척이나 춥던해
오도산에서 불어오던 겨울바람를 마지막으로 막으며 우는
나무의 윙윙 거림이 동내와 하직하는 곡 소린듯 하였다.
지금은 나무 뿌리도 주저 않앉고 괘목으로도 볼품이 없지만.
화양을 아는 사람들는 고향처럼 그리운 노송들이다.
화양 나곡에는 천년기념물[수 령 : 500년(천연기념물 289호)]
로 지정된 노송이 또 한거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