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온 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두무동 2010. 5. 5. 22:12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여기까기 왔습니다 나름대로는 삶에 애착을 가지고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온 길은 지워지고 그대가 걸어간 길만 보이고 있습니다 숨고 싶었을 때도 있었고 기쁨을 감추지 못 할 정도로 가슴에서 부터 올라오는 감정을 나 스스로 억제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고독이 무엇인가 몸서리칠 정도로 내 뼈속까지 사무칠 때도 있었고 사랑만 보여 행복에 겨울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걸어온 그 길은 지난 가을 새색시 같이 수줍게 피어있다 사라진 들국화 같이 자취도 남아 있지 않고 땅속으로 끌려 들어가 버렸습니다 이제 나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아니 언제 끊어질 가는 실을 붙들고 있는 내가 애처롭게 보이고 있습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나에게 그대가 걸어간 아름다운 그 길을 영혼에 보여주면서 사랑의 줄로 나를 붙들어 주고 있습니다 내 것을 땅에 내려 놓습니다 솔직히 더 이상 붙들고 있을 힘이 없다는 것을 그대가 알고 있기에 겨우 버티고 있는 여자를 그대가 오른 손으로 붙들고 있습니다 【 출처 : 옮 겨 온 글 중 에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