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함께

전혁림 화백

두무동 2010. 7. 24. 04:04

 

고 전혁림님 화백의 명복을 빕니다.

 

섬에 물감 흘리고 가다. 

 -김명현- 

 

예술가는 스승이 없어야 된다.

다만 그의 영향을 받아야한다.

고호도 스승이 없었고 고갱도 피카소도 스승이 없었다.

예술가는 자기 것을 개척하고 스스로 완성시켜 나가야하는 것이다.

나를 독일에서도 초청했고 프랑스에서도 초청했는데

그기에 가면 자연우리 것을 잃게 된다.

가난했지만 나는 우리나라가 좋았다.

나는 우리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우리의 것이 제일 좋았다.

 

전혁림 화백 고요히 섬에 물감 흘리고 가다. 

 

   고 화백님의 어록을 챙겨 

   ..................................

 

1975년 시인 김춘수 선생께서 전혁림 화백을 방문하시고

그때의 인상을 詩로 표현한 것으로 두 분은 유치환, 윤이상,

김상옥등과 함께 통영문화협회(1945)를 창립한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全爀林 畵佰 에게

김춘수(金春洙)

 

  全畵佰,

  당신 얼굴에는

  웃니만 하나 남고

  당신 부인께서는

  胃壁이 하루하루 헐리고 있었지만

  Cobalt blue,

  이승의 더없이 살찐

  여름 하늘이

  당신네 지붕 위에 있었네.

 ▶ 사진은 1995년 전화백의 팔순연 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하셨다가

떠나기 전 담소를 나누는 장면


시대성 있는 예술, 국적 있는 예술을 고집하며 한국적 조형감각과 한국적 색채인

오방색(흑백황적청)을 풀어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국추상미술의 선구자다.

지난 5월25일 96세를 일기로 영면에 드신 색채의 마술사 전혁림 화성.

1915년 대정 5년생인 그는 명치말년에

이어 3.1 독립운동,2차 세계대전,창씨개명,8.15, 6.25,4.19,5.16 등을 경험했다.

1세기를 관통하며 질곡의 삶을

살면서 오로지 문화예술 창달에 헌신한 것이다.  

 지난 2005년 '구십, 아직은 젊다' 초대전을 경기도 수원

이영미술관(김이환 관장)서 개최한 바 있다.

이는 국가 원수(故 노무현 전 대통령)가 직접 현장을 방문 故 전혁림 화성의

손을 꼭 부여잡고

두시간 담소를 나눈 예술가의 그간 고난을 잊게 하는 또 하나의 역사였다.  

▲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故 전혁림 화성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통영과 서울을 넘나들며 극진한 예우를 갖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아버지와 아들 동행 53년'에 축사를 하기도 했다.

 

험난한 질곡의 시대에 살아온 불굴의 인생 여정은 그가 남긴 작품 면면에

오롯이 남아 숨 쉬고 있다.

세월을 담담히 서술한 이면이 고향 통영과 맞물려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면에는 할 말이나 쓰고 싶은 말 그리고 싶었던 모든 것을

억압 받아야만 했던 우리 민족이 격은 비애도 담겨 있다.

96세 평생 화필 부여 쥐고 외길만 걸어온 선구자는 요즘처럼 모든 것이

풍부하고 다양한 물질만능 시대에 사는 젊은 세대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 생전 故 전혁림 화성은 생전'붓을 손에 죽는게 소원이오' 라고 말하기도 했다. 예술에 대한 외길을

걸어온 한국 미술의 대가이다.

 

 

 

코발트빛 바다, 고향 통영을 예술적 토양으로 삼아 화업 70년을 통해 가장

한국적 화가, 국적 있는 예술을 완성해가는 각고의 과정을 1940년대부터

2009년까지의 방대한 그의 예술작품이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물감 범벅이 된 채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전혁림 화백, 그의 하얀 운동화가 오방색 작품으로 변모한 것도 모를 정도로

예술의 혼을 그림에 부여했다.

오방색에 비유된, 고향이 통영인 예술 1세대 영감의 근원 청색, 화가로서의

발걸음과 통영문화협회 창달 후 계몽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의 꿈을 실현하는

순수 색인 백색,제2회 국전에서 '늪'으로 중앙화단에 진입했으나 오히려

부산과 통영을 오가며 지방에서 이중섭과 활동하며 어려웠던 절망의 시기를

담아낸 흑색, 80년대 '계간미술'에 과소평가된 화가 10인'을 통해 소개되며

'불확실한 존재에 가장 확실한 존재'라고 알려지며 중앙 화단에 다시 활짝 핀

열정인 색 적색,그간 모든

어려움을 씻어 준 세계 최정상급 인사들이 모이는 청와대 인왕홀에 걸린

'통영항'과 이영미술관 관장과 특별한 인연을 담아낸 완성을 뜻하는

황색으로 구성된다.
또 하나, 故 전혁림 화성이 한국 미술사에 남긴 족적, 가장 한국적인 화가에

대한 평론이 담겨 있으며 미공개 작품들이다.

지난 5월 25일 향년 96세 일기로 타계한 故 전혁림 화성. 사진은 지난 4월 28일

서울인사아트센터'아버지와 아들 동행 53년' 전혁림 전영근 2인 부자전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며 수인사를 나누던 장면. 생애 마지막 초대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