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무동 2009. 4. 7. 18:23

      

      두레박   "명 현"  

 

     우물은 깊은 밤에도 쉬고 있지만 호흡한다.

     두레박이 새고 있다고,

     고인 물 저 혼자 중얼거린다.

 

     옥비녀 빠뜨리고 울고 있을 어느 아낙의

     눈물 닦으라고 조용히 쉬고 있다.
     쉬고 있지만 비밀 이야기 다 알고 있다.

 

     원효가 마신 해골바가지 그 물맛이야

     갈증 안 나고서 꿀보다 더 달겠는가.

 

     아침이면 풍덩! 풍덩!

     서툰 두레박질 당구고 또 당구고

     줄 긴 두레박 우물벽 다 긁었지.
 

     반만 퍼도 기분이야 좋고

     흘린 물은 또 퍼면 되고 느린 두레박질

     시어머니 잔소리 듣기 실었지.

 

     팔 힘 모지라는 어린아이

     대충 퍼 올리다 물 다 흘리고.

     초보 두레박질 새댁,

     두레박 끈 줄 또 끊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