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과 허물 두무동/김명현
겨울이면 따뜻한 곳을 찾고 여름이면 그늘을 찾습니다.
정신세계가 냉정해 지면 포근하고 따듯함을 그리워하게 되나봅니다.
햇살이 싫을 만큼 무더운 여름에는 숲이 그리워집니다.
세상사에 열 받아 휴가를 여름에 받아 식히려하는 것과 같습니다.
울창하고 숲이 많은 계곡으로 찾아 들어가면 그늘이 많습니다.
그늘이란 햇살과 같이 살아가는 일체의 형상인데 사람들은
그늘과 햇살을 구분하려 합니다.
원래의 사람도 모두 양지이지만 살아가면서 한두 가지의 그늘은
있게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그 그늘을 늘 숨기고 싶어 합니다.
누가 알까봐 감추려는데 습성화 되어 있지만 남의 그늘은 잘 보고
때로는 들추어 상대를 화나게도 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늘은 다른 사람이 찾아가서 쉬고 싶은
그런 나무 그늘 같기도 합니다.

나무에서 왕매미가 자지러지게 울어 댑니다.
어릴 때는 매미를 잡기위해 나무도 많이 탔습니다.
항상 그 여름 나무에 내가 올라가면 나무는 얼마나
귀찮았겠습니까!
지금은 그 나무가 참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합니다.
그 나무에 매미를 찾을 때는 나무에 매미의 허물도 함께 있었습니다.
나무에서 한여름을 보내는 매미는 신선 같아만 보이지만
허물도 하나있습니다.
예전에는 그 허물은 흉스러움으로 느꼈습니다.
뱀이 오래 살지만 겨울 잠을 자고 나면 한해에 한 번씩
허물을 벗어 놓는데
이 또한 우리에게는 흉스러운 것 이였습니다.
뱀이 차갑고 깨끗하다고 하잖아요.
그렇지만 그 허물은 벗어 바위에 걸쳐 놓고 매미도
나무 쭉지에 벋어 놓고 다닙니다.
그늘에는 그 허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늘과 양지는 우리에게 시사는 양면 다 필요 한 것입니다.
나의 일상에는 행복, 즐거움들 중에는 늘 그늘과 내가 버려놓은
허물들은 있게 마련입니다.
나의 그늘도 이제는 웬만큼 내어주고 그리고 허물도 예기해주며
살아야 될 것 같습니다.
나는 그늘을 많이 가져서 그리고 허물이 많은 나를
찾아 주지 않아 혼자 고상한척 용골대를 세우지만
올 같이 더운 여름에는 결국 덥다고 그늘을 내어주고
혼자 있는 숲으로 웃통을 벗으려고 그늘을 찾습니다.
2010.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