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가을산이 보이는 주막
두무동
2010. 10. 7. 15:51
[까치놀 사진]
가을산이 보이는 주막 / 김 명 현
코스모스 오색으로 핀 天氣 내린 가을 산은
가을 타는 남자의 가슴을 여리게 하고 있건만.
여름의 종점에 있는 사과향기는 다부진 여인의 여문입술을 닮아 붉고도 들녁으로부터 아직 도착지 않고 있습니다.
만물을 그리던 뭉게구름은 木犀목서의 은밀한 분 내와 은빛 억새의 소꿉놀이에 홀려 저녘녁에는 붉디 붉게 탓습니다.
그대가 떠나던날은 평소의 품격과는 달리 채색을 하자마자 분장을 하고선 수십 바퀴의 회오리 춤으로 훌훌 벗고 갔습니다.
당신을 떠나보내는 것이 이번만은 아니지만 철철이 갈아입고 깔롱을 부리던 옷이 보내든 날 이리도 아름다울 줄이야
가을빛이 절정에 닿은 산 노을은 오늘도 주막집 술잔에서 조롱박과 갈무리만 짓고 말 일인데 가을 산은 자꾸 추색으로 물든 남자의 가슴으로 파고 들어옵니다.
가을산은 사사로운 정을 두고 떠나가는 임 같이 핼쓱한 사랑과도 같이 수북한 그리움의 옷을 벗어 놓고 떠나갑니다.
가을산은 떠나기만 하려는 계절 앞에 왜 허다한 과거로 계절병을 동행하는지 진정 모를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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