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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눈
“명 현”
두 개가 달리면 어떻고
세 개가 달리면 어떠하리.
봄이 오거든 자주 꽃도
피우고 흰 꽃도 피워
흉한 보리 고개
같이 넘자던 쪽 감자의 눈
늦가을 서리가 밭골에 내릴 때
묵은 거름과
따듯한 보금자리 만들며
겨울을 이야기하자 했는데
산토끼가 울타리를 넘나들며
길들여진 이웃 보리 골에는
겨울 손님도 다녀가던데
산돼지 주둥이가 춤 흘리면
봄 친구 고라니가 말려주려나
노심초사 떨고 있구나.
땅 아래 속삭이던 씨눈 감자는
까투리 날아오르던
산비탈 양지에서
홀로이 겨울나기에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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