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감자 눈

두무동 2009. 4. 7. 18:34

       

      감자 눈

               “명 현”

       

      두 개가 달리면 어떻고

      세 개가 달리면 어떠하리.

      봄이 오거든 자주 꽃도

      피우고 흰 꽃도 피워

      흉한 보리 고개

      같이 넘자던 쪽 감자의 눈


      늦가을 서리가 밭골에 내릴 때

      묵은 거름과

      따듯한 보금자리 만들며

      겨울을 이야기하자 했는데


      산토끼가 울타리를 넘나들며

      길들여진 이웃 보리 골에는

      겨울 손님도 다녀가던데

       

      산돼지 주둥이가 춤 흘리면

      봄 친구 고라니가 말려주려나

      노심초사 떨고 있구나.


      땅 아래 속삭이던 씨눈 감자는

      까투리 날아오르던

      산비탈 양지에서

      홀로이 겨울나기에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