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호에 가보셨나요 - 김 명 현
한 곳에서만 사진 찍드라도 높고 깊은 골짝은
그 정기가 가슴 울렁이는 호수만해서
유명 진사들이 죽은 청송에 접이라도 붙일끼라고
삐대며 길 내고
수몰지 한탄다가 고사한 미인송이 그리운
강 호수에 가며는
해꼽게 날개 짓하는 왜가리 흰 고니 안개 속으로 달아나고
폴작 폴작 산토끼 다람쥐, 새끼 딸린 고라니 가족
물 마시고 가는 호수에 가보셨는지요.
낙동강 상류 오도산 황매산이 주름 두른
병풍막이 같은 합천호에 한번 가보셨나요.
장래까지 쓰고도 남을 맑은 물 용추골 흰 모래사장에
옷 벗고 멱감는 동내 아이들 보셨는지요.
날개 없어 망정이지 골백번도 꿈으로 다녀오는
'아~아라리 푸르러' 잊을 번한 내 고향의 노래
황강으로 흘러가는 합천호에 한번 가보실랍니꺼.
빙어 떼 상류에서 겨울나고 한번가면 두 번가고 싶어
한 두 번은 낙향하고 싶은 합천호의 벽랑(碧浪)에
집 한 채 짖고 무시로 살으시렵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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