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아야! 봄이 왔다.
"명 현"
푸른색 짖어지는 긴 둑에 비가 개이네.
으시시 추위 타던 산수유 꽃은
지난 가을 열매가지 옆에 다시 피었네.
낫자루 던져두고 냇가로 가버린 형아야.
도랑물 고마이대 고인 웅덩이에 멀뚱한
올챙이 고무신에 퍼 담아 어디로 가져 날랐노.
봉창 넘어 제비꽃이 자주색으로 짙어오면
저 멀리 신작로에 뿌연 연기 이는 것을 보고
버스타고 가는 손님이 부럽다던 형아야.
오줌 싸게 몽유병 다 나으면 어린 나를 일찍
장가보낸다 하시던 노란 내 동심의 할머니는
봄이 오면 산새 되어 찾아오신다고 했는데
지난겨울 잠 청하던 나방 벌레들이 동면에서
아직도 못 깨어났나.
벌들이 옆구리에 노란 꿀통을 달고 다니면
벌통 하나 더 지어 늘리자던 할머니는
아직 봄소식과 함께 형을 기다리는데
그 소식을 못 들었나.
할머니 허리 밟으라하면 도망다니던 형아
이제 내허리가 아픈 것 보니 일철이 닥아왔나보다.
형아야! 봄이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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