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민둥산에 가면

두무동 2009. 5. 4. 15:00

 

 

 

 

 

 

 

          민둥산에 가면      『 명 현 』


    높지도 않는 벌거숭이 민둥산에 가면

     진달래가 간간이 피어있고,

     소나무 한두 그루와 앉은키가 묻히던

     내가 놀던 민둥산 놀이터가 있다.


     길가에는 낮은 꽃들이 쉬는 자리마다 피어있고

     빤질빤질한 제일 높은 자리 돌 방구하나 있는

     동내 민둥산에 내 놀이터 있었다.


     젖먹이 송아지가 뒷다리로 공중을 박찰 때는

     땅 잔디 몸 사리다가 삐삐도 못 피우고 시들던

     그 동산은 가슴에 품고 있는 내 추억이다


     큰 나무라야 내가 자주 올라타 가지가 늘어진

     외솔 몇 그루 망개풀 깨동풀은 못자리 풀로 잘리고

     나와 키가 같이 자라던 민둥산이 보고 싶다.


     큰새는 지나서가고 덤불을 찾는 미새들만 새끼치고

     산토끼 다람쥐가 뛰놀던 민둥산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면.....


     풀 망태 벗어 놓고 비석 놀이에 해가 짧던 그곳은

     지금쯤, 산 능선은 봄 햇살에 그림자 짖고

     땅풀 잔디는 큰 나무에게 자리를 내주고

     옛일들을 다 잊었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