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강의 흐느낌

두무동 2009. 5. 11. 16:07

 

 

 

 

 

 

      강의 흐느낌

                                      ~김 명 현~

지난밤 숲 짖은 강둑 언덕에서

초막을 가로로 퍼붓던 비는 갈대숲의 시끄러운

새들을 잠재웠습니다.

 

천둥우뢰와 흐느끼던 강물은 비가 개이면

그 몸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내숭을 몸짓으로 감추기에 바빴습니다.

 

강가의 늘어진 버들은 축축이 비와 상주가 되어

여울이 쓰다듬을 때마다 갈대와 울음 울었습니다.

 

어제는 지난 것으로

오늘은 하루로 만족해야 하던 날들로

꿈이 길어 저 물 거슬러 멈춘 곳에서

꽃 지던 날도 못 기다리고

먼저 가버리는 임이 되고 말았습니다.

 

뚝이 목마름을 알 때쯤에

서러움으로 흐르고 흘러 느리고 낮게 엎드린 채, 

아직도 팔 다리가 아프다고

출렁이는 물결도 없이 희뿌연 물안개로

큰 강 앞에 머무름을 하고 있습니다.

 

비는 강물이 되고 여울이 되어

또 석양빛의 노예가 되어

노와 닻도 없이 아무데나 떠도는

조각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