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그림자
두무동
2011. 10. 25. 10:46
그림자 - 김명현
혼자인 줄 알았습니다. 나만 잘 하면 음지는 없는 줄 알고 햇볕이 있고 어두움은 없는 줄 알았습니다.
내가 앞서면 그는 항상 나를 따라 나서 혼자가 아니란 생각이 자주 듭니다. 잠자리에 들어 깔고 누어도 깊이 잠들지 않는 내 그림자였습니다.
길을 나서면 따라 나서고 숨었다고 생각해도 길 모퉁이를 돌아서면 내 뒷모습을 속속드리 아는 그림자.
마음을 주려 하지 않고 속 깊은 이야기는 잘 꺼내질 않았는데도 돌아보는 그곳에는 내 마음을 닮은 그림자. 남을 주려고 해도 줄 수 없는 내 마음입니다.
밥을 먹어도 배가 고프고 허기짐이 따라다니듯 했습니다. 옷을 벗어 두고 물속에 들었는데도 그는 벗은 내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나를 감시하는 것처럼 따라다니고 일상에서 잠시도 떨어져 살지 못합니다. 쓸쓸해 보일 때도 그림자는 나만 보려 합니다.
나만 지키려 하는 지울 수 없는 내 그림자, 내 몸 안의 그 사람 되어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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