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와 학교길
아스팔트와 학교길
문 밖에서 친구가 학교가자고 부른다.
시간표도 보지 못한 책가방을 들고 나서면 주변에는 높고 큰 산천이
내 앞에 있다.
길거리의 아침은 조용하기만 하고 나의 뜀박질에
놀란 새들이 후두 둑 숨기에 바쁘다.
이슬 먹은 풀입이 신발 끝을 더럽혀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앞선 친구들과
만나기에 바쁜 걸음을 걷는다.
차가 다니는 도로에는 방금 지나간 버스가 일으킨 희뿌연
먼지가 멀리서도 눈앞에 들어온다.
오랜만에 길을 고르는 탱커가 지나갔는지 칼자국이 선명한 길로 무거운
가방을 요리저리 바꿔가며 꼬불한 모퉁이를 센다.
길가의 다리난간은 숨 갑신 나를 쉬어가라 유혹 한다.
오목 오목하게 모아놓은 흙더미를 껑충껑충 뛰어 넘기도 하고 발로
괜히 툭 차고 힘에 겨운 걸음걸이는 지나가는 차를 부럽게만 쳐다본다.
간혹 친구가
“지나가는 차을 먼저 보는 사람에게 경례하기“ 내기를 걸어온다.
뿌연 먼지를 이러키며 지나가는 차와 달리기도 한번 해보려면
바퀴에서 튕겨 나오는 돌멩이가 뜀박질을 멈추게 한다.
늙은 가로수에 새들이 난다. 새둥지가 있을까봐 귀가 길에 놀아 주마고
멀리보이는 마지막 모퉁이를 향한다.
묘산은 차가 두 대씩 비켜 갈 만큼 넓은 길인데 이 좁은 길이 곧
차량 두 대가 지나가는 넓은 길로 공사를 시작 한다고 한다.
간혹 탱크차가 길을 닦아야 되고 모아놓은 흙으로 동내사람들이
길을 닦는 그런 수고는 안 해도 되겠지?
이 길은 얼마나 넓어져야 차 두 대가 마음대로 지나다닐까?
귀가 길에는 그 넓이를 한번 짧은 다리자로 제어 보리라 생각한다.
길이 넓어지고 아스팔트로 포장을 하면 차가 얼마나 빨리 다닐까?
하루에 차가 몇 대나 지나다닐까?
사람이 다니는 길은 어떻게 만들어 줄까?
길가의 논과 밭에는 돌멩이가 이제 안 들어가겠지?
양쪽에 즐비한 저 늙은 버드나무는 어떻게 될까?
저기서 사는 새들의 둥지는 어떻게 될까?
먼지는 나지 않아서 좋겠다.
신발에 흙도 안 들어가고 맨발로도 다닐 수 있겠지?
공부시간에 배운 것은 하나도 없이 학교 정문을 나서며
깨끗한 아스팔트 생각과 하루 종일 생각해둔 그 새둥지가 있는
버드나무를 찿아 빠른 걸음을 걷는다.
그 시절의 생각
Morning Rain(물 새소리) - O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