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비 오은 주
지나가는 비에 마음을 다 적시고
길을 잃은 사슴처럼 떨고 있어요
피하지도 못하게 갑자기 와서
당신은 떠나갔어요
내린 비보다 더 많은 사랑
알면서도 모르는 체 돌아선 당신
비야 비야 비야 나를 울린 비야
당신은 지나가는 비.
[까치놀 사진]
가을산이 보이는 주막 / 김 명 현
오색의 코스모스 天氣 내린 가을 산은 가을 타는 남자의 가슴을 여리게 하고 있건만.
여름의 종점에 있는 사과향기는 다부진 여인의 입술을 닮아 붉고도 들녘으로부터 아직 도착지 않고 있습니다.
만물을 그리던 뭉게구름은 木犀목서의 은밀한 분 내와 은빛 억새의 소꿉놀이에 빠져 종일토록 울타리만 지키고 있습니다.
그대가 떠나던날은 채색을 하자마자 훌훌 벗고 분장한 모습으로 수십 바퀴의 회오리 춤만 추다가 갔습니다.
당신을 떠나보내는 것이 이번만은 아니지만 철철이 갈아입고 깔롱을 부리던 옷이 당신을 보내든 날 이리도 아름다울 줄이야
가을빛으로 절정에 닿은 산 노을은 오늘도 주막집 술잔에서 조롱박과 갈무리만 짓고 말 일인데 가을 산은 자꾸 추색으로 물든 남자의 가슴으로 파고 들어옵니다.
가을산은 사사로운 정을 두고 떠나가는 임 같이 얼굴 핼쑥한 사랑 같이 그리움의 옷을 벗어 놓고 떠나갑니다.
가을산은 떠나기만 하려는 계절 앞에 왜 허다한 과거로 계절병을 동행하는지 진정 모를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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