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수 없는 나

고속도로와 고라니 김 명 현 겁 많고 슬픈 눈 쫑긋한 귀로 세상을 보다가 빨리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달리기를 한다. 좁은 가슴 수심 깊은 검은 눈 나 경적소리에 놀라 쓸개 없이 뛰었지 바른길을 긴 다리로 바람같이 달렸지. 넓이뛰기 뜀뛰기는 따를 자가 더문데 고속도로에만 오면 맥없..

지나가는비 오은 주 지나가는 비에 마음을 다 적시고 길을 잃은 사슴처럼 떨고 있어요 피하지도 못하게 갑자기 와서 당신은 떠나갔어요 내린 비보다 더 많은 사랑 알면서도 모르는 체 돌아선 당신 비야 비야 비야 나를 울린 비야 당신은 지나가는 비. [까치놀 사진] 가을산이 보이는 주막 ..

사랑하고부터 - 김명현 미루어 놓았던 사랑이 있습니다. 혹시나 당신이 나를 아니 사랑할까 싶어 망설였지만 당신도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는 세상에는 희한한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당신을 만난 후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았습니다. 저녁노을이 저토록 아름다운 것은 ..

돌아 갈 수 없는 나 [김명현] 비 너는 방울방울 그리움 되어 슬픈 사랑을 뿌리며 나에게 안겨 왔다.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창을 문지르며 잊힌 옛이야기를 자꾸 들려주려.... 고만하면 그칠 눈물인데 쉼도 없이 싸인 것을 토해 시내를 이룰 때는 개골의 쭈뼛한 모난 돌을 맴돌아 햇살 반짝이는 투명한 강이 되고 싶었다. 한숨이 많은 가슴으로 들어가서 잔잔하게 흐르며 상처를 씻어주는 강이 되고 싶었다. 바다로 가려는 급한 마음에 지나온 길을 잃고 넓고 잔잔하기 만 할 것 같은 바다로 훗일은 天雲風雷(천운 풍뢰)나 알 낯선 길에서 나, 돌아갈 수 없어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