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마지막 가는 밤을
또 여기서 보냈어.
졸려오는 눈은
늘 내가 감당하던 것이고.
일이 힘겨워도 힘들다 여기지 말자.
이렇게 바쁘게 허둥대며 살어 라는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라 생각하자.
길이 좁다고 그 길을 탓하지도 말고 누가 나를 바보로 만들고 비웃어도 나에게 주어진 운명에 대한 원망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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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무게가 얼마인지 가늠치도 말고
밤이 와도 낮인양 생각하며
나에게 주어진 일에 파묻혀서
아파오는 통증을 견뎌보자.
해프게 웃어주는 웃음도 기다리자. 장난치는 어린아이의 돌 팔매 쯤이야 웃음으로 넘기자 희망에 의지하며 살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지나간 것 같지만 도시의 구석에서도 시골 향기 풍기는 청국장 같이 구수한 냄새를 풍기자. 바람에 구르는 낙엽은 계절이 가져다준 꽃이라 생각하며 담 길에 기대고 앉아 나를 아는사람들 중의 그 이름 석자를... 땅바닥에 써보자. |
가을에 내리는 조용한 비는
내 마음을 싣고, 무수히 피던 꽃들도
계절을 따라 가고 있는데.....
가을비가 나즉이,
세상이 쉬고 있는 듯한 조용한 밤.
어디론가~어디론가~
내 마음을 싣고 가리~!!!
어디론가 열려 있을 하늘 길로...
2004.10.31/김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