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 한번 뒤적이고
축담 짚고 또 뒤적이고
부인병에 좋다하는 익모초를 쩌다가
뒷간 거렁지에 늘어 놓고
벌레소리 요란한 가을 가기 기다리면.
잠자리도 앉다 말고
쓰르레기도 삐꿈 보고 박하풀과 말라간다
약단술 익어가는 가을 햇살 따가우면 새어진 칸나 꽃
붉어진 화단에 앉아 말 마디를 세노라
보고싶은 님 한낮에 그리웁다는 말 대신에
사소한 일 말해주고 기다린다 말을했네
견우같이 만나는 나의 님은 익모초 썰고 집피
말라가는 가을 햇살보고
내 사랑 잘 익어달라고 빌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