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져다준 꽃들이 갑자기 물든다고 법석을 떨기에 오늘은 억새에 헤엄을 쳐서라도 뛰어들고 싶은 신불산에서 가을 산의 나그네가 되었습니다. 가을이 전하는 뜻들이 숨겨저 있는 곳에는 가을짓하는 엽객들이 다홍으로 물들어 산은 멀리가 되고 나와 내자는 억새와 가을동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름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던 낙관주의 시인들이 쓰던 시에도 이 가을에는 이별을 꼭 적어 떠나보내고 있었는데
가지는 떨어지는 잎을 달래기 위해 여러 색을 칠해 떠나보내지만
뿔뿔이 흩어지는 지난여름의 옷들은 헤어짐을 달래느라 작년에 하던 그 시늉을 파문을 내며 떠나가고 있습니다.
낙엽은 가을의 발자취을 나무에게 나머지의 영양분을 주기위해 소리 소문도 없이 덥고 덥는데, 티끌과도 같은 나는 오늘의 나이기만을 주장하며 살고있습니다.
들판의 잔풀들이 왜 이 가을에만 억새로 변하는지,떠나가는 자연들의 소리없는 움직임은 나를 가을 수렁에 더 깊게 빠지게만하는 지난 여름의 이야기를 더 끄집어내지 못한채 가까이 있는 매달린 잎새에게 마치 까닭이라도 있는 것처럼 안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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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
1.사랑은 하늘가에 메아리로 흩어지고
그 이름 입술마다 맴돌아서 아픈데
가슴에 멍든 상처 지울 길 없어라
정답던 님의 얼굴 너무나도 무정해
울면서 돌아서는 안개 짙은 새벽길
2.꽃잎은 눈처럼 창가에 내리는 밤
기러기 날개 끝에 부쳐보는 사연은
사랑이 병이 되어 찾아온 가슴에
뜨겁던 님의 입김 너무나도 차거워
울면서 돌아서는 안개 짙은 새벽길
이두형 작사/ 백영호 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