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조각배의 하루

두무동 2009. 4. 7. 18:32

 
조각배의 하루           " 김명 현" 

무정해도 좋습니다. 
일생이 기다림의 도구가 되어 
그리워하다 지쳐도 좋습니다. 
외로움과 고독이 겹쳐도 좋습니다.


 

밤 우물가에 남겨진 
두레박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 일상에 그대로 머물다 가는  
헤여질 연인이 되어도 좋습니다.


 

고난의 길에 어린양이 될 지언정 
비급한 사랑이 아니면 
 
내가 쓴 글을 읽는  
당신 때문에그리움을 걸어 놓고 먹물 없는 종이에 
목을 매도 좋습니다.


 

불처럼 떠거운 태양도 바닷가 물결이 쓰다듬다 가는
조개의 하소연도 사랑인양 


제 운명을 모르는 조각배는 
망망대해[海]에서  
천둥과 밤하늘의 별들을 친구로  
아침에 맞이하는 먼동을 희망으로 삼백예순날을 떠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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