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향하여 - 임영조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빛 부신 희망의 백지장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 될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백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선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번씩 고쳐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 인가?
아니면 영원한 미지수 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밖 늙은 감나무위엔 새 조끼를 입은 까치 한 쌍.
까작 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신년! 해피 뉴 이어!
내 생에 다시 못 올 정유년!
겁 없이 달리기만 하던 내 푸른 세월들이
어느 듯 한 갑자를 돌아 온 정유년의 오늘
올해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하나.
항상 새해에는 가슴 설래는 희망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다가옵니다.
올해의 운세를 펼쳐 놓고 살아갈 날을 헤아려본다.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머지는 무엇이며
이 격랑속에 나머지를 어떻게 채워야 하나.
미래에 대한 의문 가득한 한해를
미덥지 못한 운세와 싸우고 있다.
삼제 액을 떠받은 것처럼.
해마다 날아 가버리는 꿈이여!
해마다 품어보는 희망이여!
땅만한 짐을 진 외로운 내 인생이여!
60대의 젊은이로 살고싶은 내 소박한 꿈에게
아~
다시는 오지 않을 내 생의 정유년!
사랑하며 근하신년.
건강하며 근하신년.
나와 같이 살아가는 킴스 가족 여러분.
우리 다 같이, HAPPY NEW YEAR !
태양이여!
올해도 그들에게 변함없기를 ......
/김 명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