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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있는 밤 | 글 時 |
2008-10-18 1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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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있는 밤 김명현
이 세상 사람들 다 잠든 밤
어둠 속에 갇혀 하루를 보내고
거리에는 희미한 가로등이 반눈으로 서서
이제사 작업장의 셔터를 닫는 나를 바라본다.
늦은 밤인지 새벽인지 알 수가 없는 밤
오늘도 이 야심한 밤에 나를 지켜보는 어제의 그 별
내가 가는 곳을 알기나 하는지.....
무엇하나 제대로 한 것도 없이 어슬렁거리다
하루를 보낸 나를 배웅이라도 하려는지.
슬픈 이에게 기쁨을 절망한 이에게 희망을
앞 못 보는 이게는 희망의 빛이 되어주소서...
나에게는 더 많은 먹을 것과 더 많은 친구도
더 많은 행복도 더 많은 아무 것도 필요 없으니.
지금 사는 것처럼만 살게 해 주시고
山寺처럼 덩그런 큰집에 홀로 게시는 어머니께
험한 길을 걷더라도 넘어지지 않게 비쳐주시고
내년이면 칠흑 같은 빌딩 숲과 흙내도 없이 뽀얀 연기로
자욱한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십시오.
별이여.
친구들이 나의 초라한 모습에도 나를 불러주게 하시고
누추한 집 기름기 없는 밥상을 기쁘게 맞이하게 해 주십시오
한달에 한번이라도 기쁜 일로 나를 찾게 해주시고
이 어려움을 어린시절처럼 그렇게 잘 극복하게 해 주시고
조금 있다가 또 어제라고 말하며 슬퍼했던 일을
까맣게 잊게 해 주시면
죽는 날까지 당신을 우러르며 이슬처럼 살겠습니다.
나는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며 온 누리를 살피는 당신이 있기에
청명한 당신을 머리에 이고 밤의 길을 걷습니다.
2004.05.15 밤을 가르는 김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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