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하던 날 -김 명 현- 삭신이 저려오는 밤에 잠이 오지 않음은 지난 수년 동안 나를 드나들게 하던 그곳 생각에 잘 수가 없음을 알기나 할런지... 장마 전선이 뻣친 비가 퍼붓던 날 비닐을 덮었다 걷었다 빗물은 내 마음 알았을라고... 들여올 땐 별거 아니던 짐을 거미줄과 나르며 처음 시작 할 때 마음과 반대란 걸 알았을라고.... 느닷없이 불쑥 찾아와 일 해달라고 졸라대던 내 고객들한테 알리지도 못하고 변명으로 둘러댈 마음 알았을라고. 짐이 무거워 손목이 떨림은 그동안 못한 운동부족이 아니라 짐 옮기기가 가슴 아파 수전처럼 된 걸 알았을라고... 전등 불 빛으로 몇 년을 지내던 사무실 다시 찾을 주인도 없이 말소리 울리는 텅 빈 방 가운데서 한참이나 우두커니 있던 마음을 알았을라고... 훗날 다시 쓸 거라고 시골집 헛간에 감추듯 들여놓은 보기 싫은 애물들을 아들의 귀중품이라고 덮고 덮던 노모에게 짜증 부리던 마음 다 알았을라고. 내가 없는 이곳을 찾지 말라고 당부도 못한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한없이 죄송스러움으로. 달도 별도 없는 밤에 실컷 울고 용서를 빌고 싶은 마음이란 걸..... 잠 안 오는 밤에 마음은 비어있을 그 곳으로 다시 달려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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