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樵童이 되어 / 김명현 1. 이름 모를 새들이 아침을 알리면 산 노루떼 멀꾸러미 구경하는 논밭으로
이릉에 걸터앉아 골바람을 등지니 받잡은 냉수 한 모금 꿀같이 달고나
산채나물 두루 비벼 마주한 님에게 권커니 잡거니 동산에 해 그늘 질때 풀벌레 모아 노래교실 열어주고 등잔의 심지를 솟구워 올려놓고 푸근한 무릎을 살피 들어 베고서 하늘가 별들이 잦아 질 때까지 못 다한 내 노래 들려주며 살고파라. 2. 분홍색 커 텐을 드리운 창에는 별들이 송송 하고 문살 틈으로 가느다란 두 그림자만 비치는 밤을 나는 가지고 싶어. 접동새도 귀 기울이고 듣는 이야기를 도란거리며 하고 싶어. 스산한 솔바람 소리도 무서움 없이 보낼 수 있는 밤이 왔으면 좋겠어. 차린 반찬이 없어도 수저 둘 짝 맞추어 올리고 밥상을 마주하고 싶어. 촛불의 눈물이 마르거든 베게 당겨 마주하고 귀속 말로 들리는 이야기를 동창이 밝도록 하고 싶어라.
사립문 닫으면 절 같이 조용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