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동휘에게.
하필 네가 복귀하는 어제 오늘이 올 들어 가장추운
때로구나. 혹한에 고생이 많지?
별똥별이 무수히 내린다는 차가운 하늘에
엄마 얼굴 아빠 얼굴 집에서 있던 몇 일 생각에
얼굴이 흐리지는 않는지 모르겠구나.
마음이 불안하다가도 항상 밝아 보이는 너를 보면
아버지는 편안해 지더구나.
즐거웠던 시간도 지나가고
힘들던 시간들은 다 지나가게 마련이다.
좋은 추억이 되게 생활하고 몸 상하지 않게 해라.
집에 들어오다 네가 없는 방을 보고
엄마는 울었나 보구나.
아버지는 네가 몇 일 있다가 가니 그래도 휴식이라도
좀 취할 수 있었고 부대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은 좀 놓인다만
군 생활이란 아직도
마찬가지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구멍난 장갑이랑 너의 모든 말이 안스럽고 애처러워
자꾸 눈앞이 흐려지는 구나.
그래도 엄마 아빠는 네가 힘던 생활을
잘 극복하고 성숙한 아들이 될것을 믿고 있다.
모두가 다 맡은 일에 충실하다보면 때가 되어
성과는 다가오게 마련이란 걸 알기 바란다.
아버지는 군 생활의 모든 것이
신병 김동휘의 사정에 맞게 되었으면 싶고
불합리 하다고 생각 하지만 군조직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해를 할려고 한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불만 없이 생활하기 바란다.
너의 선임 전우들도 아래 동기후임 전우도 사회에서 만나면
친구들이라 생각 하고 이해하며 잘 대하고 대화를 많이 해라.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면 서로 간에 있든 오해나 불신들은
풀릴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강을 좋아하는데 너도 강을 바라보며
강에 대한 추억을 잘 간직하기 바란다.
강물은 옛일을 씻어 흘려보내고 새로운 마음을 가지게
하는 좋은 교훈거리라 생각하고, 쉼없이 흘러가지만
늘 새물을 가지고 흘러가는 자연의 이치를 잘 느끼며
생활하기 바란다.
그 맑고 깨끗한 강물을 많이 봐서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구나.
집에 전화 자주하되 무리는 없도록 해라.
꼭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연락하고.
자랑스런 아들의 모습이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지만
네가 있어 엄아 아빠는 편이 쉰다 생각하고 너를 위해
기도 하고 있을께, 오늘도 수고 ....
::아들아 사랑한다::
보고싶구나....
2008.01.16일 아버지가
임진강
詩 : 郭大根
철책선 넘어온 달빛은
언 고향 들녘 같은
민통선 마을에 머물다가
둥근 얼음 부딪는
임진강 초병의 어깨에
기대어 본다.
달빛도 남으로 가면
구름을 데려가고
긴 시간 외로움에
발버둥치며
때늦은 환영식에
설움이 밀려오던 그때
된 서리는 차갑게
검은 눈썹을 희게 했다.
구석구석 들리던
군화 발자국 소리
비포장 도로 숲 속에 앉더니
돌아오지 않는다
회한의 그림자는
지워지지 않고
이제는 내 가까이서
강물이 되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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