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짜 밍크가 생각날 때면

두무동 2009. 4. 7. 17:59
어린왕자의들꽃사랑마을 
가짜 밍크가 생각날 때면
                                             명 현
 
흔들거리는 빈 의자는
언제나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내가 사랑하는 아내이다
 
낙엽이 떨어지며 춤을 출 때면
두둑한 작년의 그 옷을
끄집어내는 당신
 
내가 당신을 화나게 한 것도 아닌데
수년전 사기꾼한테
속혀서 산 구 소련제 카메라.
핸드북 컴과
 가짜 밍크가 생각나.
 
경기가 어려워지면 일상의
전쟁터로가는 나에게
조심하라고 일러대는 걸 보면
걱정거리가 늘어낫나보다.
 
 남 한테 잘 속고
게으른 내가 미워지고
또 그 애물단지들을 쳐다보면
당신의 마음이 서글퍼
 
장농의 옷은
당신의 화풀이 장난감이지
다 끄집어내 놓고도
 
남편 옷은 
 바깥일 하는사람인데
다져지면 안 된다고
제일 윗자리에 올려놓는 당신을 보면
 
나는 당신의 그 마음을  알 턱이 없어
도망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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