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가을이 너무 성글어

두무동 2012. 11. 20. 05:51

 


                

                가을이 성걸게 걷는 밤 

                             " 김 명 현 "

       

      내가 좋아하는 노을빛은

      붉지도 않고 지던 저녁

      초저녁달이 저리 밝아서야

       

      불을 지른 듯 타고 있을

      가을 산의

      찬 이슬이 시려서 나는 자네

      낙엽들을 온돌삼아 자네


       

      가을밤이 적적하여

      꿈이라도 꾸려고 자네

      바람이 소소해서 나는 자네


       

      사랑의 빛이 내리는 밤을

      뒤척이기 싫어 나는 자네

      첫시(初時)도 안 되어 자네


       

      연인들이 잠들지 말자고

      속사기는 밤이 싫어

      두리번 거리다 나는 자네


       

      머리맡의 쓰던詩를

      울어 맺는 밤이 나는 싫어....

      가을이 성걸 성걸 걷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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