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쓸어 담고 있습니다

두무동 2010. 11. 2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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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어 담고 있습니다.  
김명현

 

여름으로 가리었든 낙엽은

땅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옷을 벗어

거름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여름에 모지랐던 사랑을

떨며 용서를 빌고 있습니다. 

 

제 할일이 있어 떨어진

공원 아스팔트위의 낙엽들이

마구 쓸리고 있습니다.

 

잎이 가리어져 있던 하늘을 보는 것이

어찌 그리 높고 맑기만 하든지

나뭇잎은 이리도 아름다운 색으로

살았는지

 

볼수록 우아한  그 몸치장을....

 

아무래도 맑고 높은 그 하늘을

사랑하기에.

알록달록한 넓은 나뭇잎의

그 마음을 알아 가기에는 

이 가을이 너무 버거우리.

 

가을에는 땅의 마음으로

낙엽을 쓸어 담고 있습니다.

201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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