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갈거나
"명 현"
물체랑 노랑나비 너울대는 양지쪽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논길로 나들이 갈까
소복한 보리 밭골에 숨어서 철없는 새와
땀내 풍기는 나그네가 되어볼까
소고삐 풀어놓고 모래사치 텅가리떼 알까놓은 냇가로
바지자락 소매걷고 고기잡이나 가볼까
살랑대는 바람이 이마를 간지르는 실개천을 따라
길없는 계골로 찾아 가볼까
칠백리 강변으로 물새를 찾아 종달새와 장단 맞춰
풀피리나 불러 갈까
느름나무 그늘 밑에 돌베개로 하늘보고
구름이 그리는 그림을 간섭이나 해볼까
진달래가 만발한 동산으로
꽃잎따서 입에물고 옛노래나 불러볼까
아서라 젓거라.
나물먹고 물먹고 남루타 흉없는 심심한 산골에서
조석으로 걱정 놓고 윤달 가도록만 살고싶다.
글작:봄날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