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모르는 여인 - 김명현
푸름이 푸러짐을 모르니 가을인 갚다. 까맣게 잊었다가도 다시 떠오르는 것이 가을인 갚다.
배추 지짐 뒤집다가 먼 산을 보는 여인아. 두 번을 못 뒤집고 태우니 그기도 가을이 깊은가보다.
갈비 밭에 우수수지는 솔이 자잘하게 소리길 내면 여인아! 내 마음도 가을처럼 거칠어가는 줄 아느냐.
오라는 사람 없고 갈 때도 딱히 없는 길을. 여인아! 길을 나서면 떠다니는 남자의 마음은 다잡지 못한 여린 낙엽처럼 노릇노릇 가을에 물들어가는 줄 아느냐.
낙엽이 형형색색 물들면 여인아! 남자의 의심 병도 가을과 같이 깊이깊이 물드는 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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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 천생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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