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가을을 모르는 여인

두무동 2011. 11. 9. 13:02

 

 

가을을 모르는 여인     - 김명현

 

푸름이 푸러짐을 모르니 가을인 갚다. 

까맣게 잊었다가도 다시 떠오르는 것이

가을인 갚다.

 

배추 지짐 뒤집다가 먼 산을 보는 여인아.

두 번을 못 뒤집고 태우니 

그기도 가을이 깊은가보다.

 

갈비 밭에 우수수지는 솔이

자잘하게 소리길 내면

여인아!

내 마음도 가을처럼 거칠어가는 줄 아느냐.

 

오라는 사람 없고 갈 때도 딱히 없는 길을.

여인아!

길을 나서면 떠다니는 남자의 마음은

다잡지 못한 여린 낙엽처럼

노릇노릇 가을에 물들어가는 줄 아느냐.

 

낙엽이 형형색색 물들면   여인아!

남자의 의심 병도 가을과 같이 

깊이깊이 물드는 줄 아느냐.

 

 나훈아  -  천생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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