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상 문 ( 脫 喪 文)
- 김 명 현 -
고생을 많이해서 운명하시고 이리 서운하지 않았습니다.
염을 마치고 입관을 하고도 덜 서운했습니다.
하관을 할때는 보고도 어쩔수 없었습니다.
하산 때 동생들을 보니 막막했습니다.
빈소를 차리고 뵐날이 있었는데.
이제는 무슨 졸곡으로 웁니까.
마당에 나앉아 울자니.
불효한 탓으로.
횃대에 걸린
올 굵고 험상궂은 굴건제복(屈巾祭服)
살아생전에 행하지 못하는 孝입니다,
생전에 말씀을 흘려 듣다 이제사 시근드는
불효막급한 죄인의 명찰이 되었습니다.
초하루 삭망이면 오신다 하기에
향 살아 질상을 닦고 생물과 건어물도 갈았는데
다녀가심을 모르겠습니다.
기둥에 새끼 감고
고무신 들여 놓은지 석 달 열흘
이제 자주 못 올릴 메에 물을 말고 제문을 맺자니
그 불효 밥을 짓듯 뻔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촛대에 불 지피는 저녁
혼백과 구두 한 켤레는 여전히 가지런한데
문풍지의 바람은 어인일로 옷자락을 흔듭니까.
바람결에 영혼이라 찾는 다면
좋으련만.....
탈상날 강보에 싸서
소지와 같이 살지 못하는 것.
가슴에 따뜻하게 흐르는 아버님의 혼 뿐
한 켤레 구두는
유품으로 남겨 두고 싶습니다.
◇ 보기드문 상례가 되고 말았습니다.
소상 대상도 거치지 않고 100일로 탈상하던
그 시절이 엊그제 같은 오랜일입니다.
너무나 간소화 되고 보니
장례식장 병원 영안실은 공용빈소가 되었습니다.
정도전이 개국이념으로 표방한 유교의 뼈대는
효와 예가 전부인데 지금의 우리는
급히 옛 것들을 잊어갑니다.
간소화한다고 검은 양복으로 내방자를 맞기에
예를 더 차렸습니다. 잘 보여지 길 바램입니까.
상주가 흘리는 눈물은 안팎으로 험하여야 합니다.
어버이 가시는 날 부티를 자랑합니다.
모질게 뼈를 갈아 흔적을 지우려 합니까?
이말을 살아서 쓸수 있습니까?
삼년을 시묘살고 머리의 이도 다시 얹는다는 옛선조의 정신,
삼일장이면 탈상을 하고 잊을 건 잊어야 되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상주가 할 변명은
많아졌습니다. 직장을 나가야하니
돌아가신 아버님도 이해하실거란
변명도 빠지질 않고 하늘에서 나를 보살피실
은덕을 절 받듯이 넙적 넙적 받고 싶어지는
오늘의 우리입니다.
탈상 - 허수경
내일은 탈상
오늘은 고추모를 옮긴다.
홀아비 꽃대 우거진 산기슭에서
바람이 내려와
어린 모를 흔들때
막 옮기기 끝낸 고추밭에
편편이 몸을 누인 슬픔이
아랫도리 서로 묶으며
고추모 사이로 쓰러진다.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남녘땅 고추밭
해빛에 몸을 말릴적에
떠난 사람 자리가 썩는다
붉은 고추가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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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네의 이별 / 이선희
사랑하고 헤어짐도 물거품이네
그대의 아픔 그대의 괴로움
내 눈속에 부딧쳐 피눈물되네
기나긴 세월 당신과 함께
무지개빛 사랑으로 살고 싶었네
아~ 아 아~ 아
차거운 저 먼곳으로 당신을 두고 가네
만나고 헤어짐도 허망하여라
그대의 아픔 그대의 괴로움
내 가슴에 부딧쳐 눈물이어라
지나간 세월 당신을 만나
더 높은 사랑으로 살고 싶었네
아~ 아 아~ 아
차거운 저 먼곳으로 당신을 두고 가네
장호철 / 그때 그날로
이제 모두 끝난채 입맞춤도 없이
긴 슬픔의 길로 떠나가네
다시 홀로되어 가슴
외로움만
오오 담겨 있네
만약 그 때 그날로 다시 돌아가면
난 오직 그대를 사랑하리
헤어진다해도 그대 사랑하리
오오 사랑하리
이제는 알 수있네
내가 왜 그댈 사랑하는지
모진 세월을 겪고 난 뒤에야
그대가 소중한걸
만약 그때 그날로 다시 돌아가면
난 오직 그대를 사랑하리
헤어진다해도 그대 사랑하리
오오 사랑하리
이제는 알 수있네
내가 왜 그댈 사랑하는지
모진 세월을 겪고 난 뒤에야
그대가 소중한걸
이젠 모두 끝난채 입맞춤도 없이
긴 슬픔의 길로 떠나가네
다시 홀로되어 가슴 외로움만
오오 담겨 있네
만약 그때 그 날로 다시 돌아가면
난 오직 그대를 사랑하리
헤어진다해도 그대 사랑하리
오오 사랑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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