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유수 같은 세월

두무동 2009. 9. 23. 18:04

유수 같은 세월

-김 명 현-

 

 빨라라. 빨라라.

한주 기다리기 느리고

한 달 가기 더뎌도

일 년 가기 너무 빨라라.

 

  

화살 같은 세월

한 살 먹고 두 살 먹기 더뎌도

쉰 넘고 예순 가기 너무 빨라라. 

세월이 유수 같다하여 느릴 것 같는데

어찌 이리도 빠르게 흐르느냐.

어제인 듯 심은 노란 모가

논두렁을 가리고 고개 숙였구나.

산을 타면 무엇을 보랴

낮은 곳은 넓어 보이고

높은 곳은 멀어라.

헝클어진 저 늙은 나무

재목으로는 쓸모없고

울울죽산의 샘물은

찾는 이 없이 쓸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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