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 같은 세월
-김 명 현-
빨라라. 빨라라.
한주 기다리기 느리고
한 달 가기 더뎌도
일 년 가기 너무 빨라라.
화살 같은 세월
한 살 먹고 두 살 먹기 더뎌도
세월이 유수 같다하여 느릴 것 같는데
어찌 이리도 빠르게 흐르느냐.
어제인 듯 심은 노란 모가
논두렁을 가리고 고개 숙였구나.
산을 타면 무엇을 보랴
낮은 곳은 넓어 보이고
높은 곳은 멀어라.
헝클어진 저 늙은 나무
재목으로는 쓸모없고
울울죽산의 샘물은
찾는 이 없이 쓸쓸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