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 호수

두무동 2009. 9. 29. 23:01

 

  

     가을 호수  - 김 명 현 -


    까치소리가 떠들석 하던 호수공원에 

    여름이 지나면서

    나는 가을 색에 물들어 있다.

 

    새벽을 따라 산의 영혼들이 내려와

    가을호수에

    빈 의자를 만들어 놓을 때면

    수령 높은 나무에 손만 가져가도

    나는 가을 병을 앓는.

  

                         

   뻐꾸기가 울음을 억지로 우는

   기슭에 수양버들이 고개를

    물아래로 자꾸 숙이는 것을 보면           

   버들은 수영水影에 비친 머리를 빗나보다.

 

    가을호수에 아침이 오면 바람은 

   도토리를 떨어뜨리느라 기침으로

   일찍 잠을 깨우는 줄 모른다. 

                     


 

   

 

 

 

 

 

 

 

 

 

 

 

 

    

 

 

 

 

   

    조용하고 잔잔한 공원호수에

    나란한 의자는 어깨를 빌려주던 연인이

    별한 뒤로 묵은 채 낙옆만 떨어져 있는데

 

    

     환자복을 입은 환자가

    빠져들듯 바라보던 호수의 깊은 시름은

    날이 빨리 안새는 사람들을 거느리고

    하루 아침을 맞고있다. 
                                    

    안개낀 장충단 공원 /배호    

     1.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누구를 찾아 왔나
     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 안고
     울고만 있을까 
     지난 날 이 자리에
     새긴 그 이름
     뚜렷이 남은 이 글씨
     다시 한번 어루만지며
     돌아서는 장충단 공원 
      2.
     비탈길 산길을 따라
     거닐던 산기슭에
     수 많은 사연에
     가슴을 움켜쥐고
     울고만 있을까
     가버린 그 사람이
     남긴 발자취
     낙엽만 쌓여 있는데
     외로움을 달래가면서
     돌아서는 장충단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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