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 듣다가 -김 명 현-
아침 뜨락을 내려서니 대문 밖에 사는 뻐꾸기
바리톤으로 꾀꼬리 소리 울음소리
소프라노 테너로 숲속 음악회 여느라 요란하다.
대竹 꺽인 숲 이쪽에서는 오카리나로 연주하다
저쪽 숲에서는 호러라기로 부니 숲속의 이 음계를
궁상각치우 오선진들 옮기리.
장끼가 골골마다 소리치는 대숲 언저리에서
메가 높이 날면 버들가지의 뻐꾸기도 소리 낮추고
앞산의 딱따구리 집에는 우환 닥쳤다고 시끄럽네.
종류별로 우지짖는 새소리 듣다가 구봉산의 아버지
하산하는 길 잊으시고
나뭇잎 철철이 옷 갈아입는 산에 정드셨나 보다.
연두색 녹음이 얼룩얼룩 짙은 공동묘지가 좋으신가.
메봉 쳐다보는 갈분디기 끝자락이 그렇게도 좋으신갚다.
삼촌 집 축대 아래 잔대 엉겅퀴 풍성해서 기쁘신 갚다.
두절 반 아침인사하고 산 품속에 같이 앉아
새소리 듣다가 나만 내려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