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판 김명현
가을거지 끝난 들판에 가면 기울어진 깻단 더미에 수정같은 이슬을 덮어쓴 메뚜기떼 두어마리 쓰러져 누운 바레기풀은 거칠어서 새들도 숨지 않고 떠나는 들판에서
죽순뿌리 활대에 수수대 활 촉을 꼽고 쓸때 없는 사냥놀이로 하루가 간다.
들 넓어 연날리기 좋은 높은 하늘로 꼬리긴 문어연을 뛰우고
어리둥절한 가오리연과 싸움을 붙힐 때면 천방지축 축생은 이유없이 뛰고.
벌들 윙윙거리는 가을 양지쪽의 구절초는 들판에서 응원하는 색색의 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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