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구절초 핀 들판

두무동 2010. 10. 7. 04:03

 

 

 

가을 들판   김명현

   

가을거지 끝난 들판에 가면

기울어진 깻단 더미에 수정같은

이슬을 덮어쓴 메뚜기떼 두어마리


쓰러져 누운 바레기풀은 거칠어서

새들도 숨지 않고 떠나는 들판에서

 

죽순뿌리  활대에 수수대 활 촉을 꼽고

쓸때 없는 사냥놀이로 하루가 간다.

 

들 넓어 연날리기 좋은 높은 하늘로

꼬리긴 문어연을 뛰우고

 

어리둥절한 가오리연과 싸움을 붙힐 때면

천방지축 축생은 이유없이 뛰고.

 

벌들 윙윙거리는 가을 양지쪽의 구절초는

들판에서 응원하는 색색의 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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