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속이고 있습니다

두무동 2010. 12. 29. 12:00

 

 

속이고 있습니다   

 두무동      김명현 

  

연못에는 꽁꽁 언 얼음 때문에

오리부부는 짜증스런 울음을 울고 응달도

몇 일째 찌렁찌렁 울리고 있습니다.

 

연말에는 추위와 함께 마음의 열쇄도

열고 닫고를 하고 있습니다.

 

다 못하고 지나는 일들이 수두룩한 이때가 되면

'이렇게 한해 한해 가나보다'

평소보다 못한 일이 더 많아만 보입니다.

 

나만 아쉬운 한해가 아닙니다.

오십견 어깨가 저려 잠이 좀 채로 오지 않는

밤에는 신문사의 하는 일도 굼금하고

하늘이 하는 일도 새삼 궁금해 옵니다.

 

뽀죽하지 않은 별을 봐도 뽀죽한 것처럼 속으며

삶도 그런 굴레에서 살아갑니다.

다 그렇게 한해를 보냅니다.

 

해마다 뚜렷하지도 않는 희망으로 내년에게

현혹당하며 올해를 또 아무런 의미 없이 보냅니다.

 

올해도 년말은 눈이 덮고 속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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