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빈집의 봄

두무동 2011. 2. 23. 02:00

 

빈집의 봄       김 명 현

 

속살 같이 발기된 촉은

골짜기마다 간지럼 증으로 법석인데

겨우내 읊조리기만 하고 접시도 못한 시인은

오십견을 만지작거리며 잠을 설치고 있네.

 

축사의 상스럽던 꿈도 시름의 마음도

이 봄에는 녹고 잊히리라.

 

봄 눈을 지고가든 바람은 가지마다 산봉우리마다

봄 햇빛의 등살에 풋살이 봉긋봉긋한 걸 보면

이 못난 겨울을 시샘하는 봄은 오는가 보다.

 

수령 높은 저 소나무는

왜, 무심히 시린 비를  맞고 섰나.

 

~!.

섬바위골에도 초록색 싹들이 돋아나면

겨우내 비여있던 육중한 집에도 주인이 찾아오려나 

 

대문 앞에 흩어진 우편물이라도

거두고 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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