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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의 봄 김 명 현
속살 같이 발기된 촉은 골짜기마다 간지럼 증으로 법석인데 겨우내 읊조리기만 하고 접시도 못한 시인은 오십견을 만지작거리며 잠을 설치고 있네.
축사의 상스럽던 꿈도 시름의 마음도 이 봄에는 녹고 잊히리라.
봄 눈을 지고가든 바람은 가지마다 산봉우리마다 봄 햇빛의 등살에 풋살이 봉긋봉긋한 걸 보면 이 못난 겨울을 시샘하는 봄은 오는가 보다.
수령 높은 저 소나무는 왜, 무심히 시린 비를 맞고 섰나.
아~아!. 섬바위골에도 초록색 싹들이 돋아나면 겨우내 비여있던 육중한 집에도 주인이 찾아오려나
대문 앞에 흩어진 우편물이라도 거두고 와야 할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