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천한 꽃

두무동 2011. 4. 10. 04:25
 

 

찔레나무

 

천한 꽃           김명현

 

오뉴월이면 다랑논 두렁에

여름 한낮으로 심심한 꽃이 핀다.

 

우악스런 불한당도 못 건드린

쐐기집 엉성한 어설픈 꽃이 핀다.

 

장마철 날 굳으면 관절 닮은 찔레에도

등창 난 땀 저고리에

행주 같이 천한 꽃이 핀다.

 

꼬부랑묫등길을 지나 

행두군 발치에 혼백 잃은 앵이 꽃

 

보릿고개에서 궁것질 하다

산 너머로 시집간 애 많은 누이 꽃

 

정신줄 오락가락하시는 친정아버지께

간 저린 자반 갈치를  보내면

달라 붙은 꽃잎을 보고

딸 보는 듯 하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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