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박꽃처럼

두무동 2011. 8. 25. 10:14

 

박꽃처럼     -  김명현

 

그대의 안녕은 날이 갈수록

가을 하늘을 닮아 노을에 잘 물든다. 

 

뉘엿뉘엿 하루해가 저물면

코스모스 꽃잎 고개진 주홍 빛

서쪽으로 간다.

 

내 모습은

여름을 살면서 장마에 지쳤는지

늘어져 윤기 없는 꽃이 되었다.

 

하늘에 별들이 가을비처럼

헛 뿌려지는 밤마다

흰옷을 입고 기다렸는데

 

어제는

울어대는

축담아래 귀뚜라미 때문에

 

오늘밤은 또

뒷골 사는 홀아비 소쩍새 때문에

 

  

새까만 밤하늘에 흰 알몸으로

날마다

박쥐 같이 선잠을 잔다.

 

장현 -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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