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를 슬프게 하는 것

두무동 2009. 8. 23. 09:24

 운동을 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맞추어 놓았다.

처서가 다가오는 오늘은 또 어제와 다르다.

서늘한 바람도 바람이지만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저녁에도 그러 하겠지만 해가 늦게 뜨고 있다. 

계절은 이렇게 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공원 저수지의 산 그림자는 물빛을 닮아

푸른 빛 이였는데 검은 색의 그림자가 물위를 어른거린다.

모심고 백일동안 핀 꽃이 열매 맺고 진다는 배롱나무는

꽃이 시들고 무궁화 꽃도 돌돌 말려 떨어지고 있다.

청설모가 나뭇가지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봐도

계절을 바쁘게 준비해야 하는 동작들은 곳곳에서 집혀온다.

어제는 고향친구들을 만고 왔다.

날씨 시원해지면 몇 년 전에 시작한 고향 회관에서

경로잔치를 또 한 번 하자고 한다.

기분이 좋은 의제였다. 한편에서는

봄철이면 산딸기 고향이 생각나게 하는 고향 형님이 많이 아프단다.

나이가 육십도 안 되었는데.

병원의 치료를 포기한 요양만 집에서 한다고 한다.

가을은 기온이 차갑기만 한 계절이 아닌 것이 내 마음도 차갑게 한다.

어이 해야 하나! 

형님의 얼굴을 한번 보고 와야 후회가 되질 않을 것 같다.

내가 사는 동안 해마다 지워지지 않을 추억인데

진즉에 전화라도 한번 한다던 것이 내 게으름이 지나쳐서다.

안 그래도 가을을 아프도록 타는데.    아~아 ~

나는 계절이 한번 바뀌며 지나갈 때마다 그 세월에

잘도 속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피아노 금반의 최고경지가 가을의 하늘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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