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속의 화상畵像 - 김 명 현
가을이 갈 때면, 낙엽처럼 눈에 밟히는 얼굴 머리통 앞의 내 쓸쓸한 화상. 내 것은 생각나질 않는 머리속의 주인 얼굴에는 영 관심이 없는 가을 날 가을을 지나간 그 사람이 자꾸 생각난다.
가을바람은 건들지 않아도 바람개비처럼 빙글빙글 돌아 솔밭의 이야기가 되어 어지러운 詩로 쌓여가는데
무슨 이유로, 떠나는 기억만 노래로 남아 옴짝달삭 못하게 하는가.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다 지워지고도, 자꾸 떠오르는 화상 그 주인 가을비 처마밑에서 머물다가는데
가을 하늘 청청하면 그 사람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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