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오일장 가는 날

두무동 2010. 1. 31. 23:17

 


 


  오일장 가는 날     김 명 현

오일장 서는 날은 보건소도 문을 열겠지.

당산곡 전다곡 산 발치의 쌍거름길에는

삶의 고개도 쌍거랗게만 보이는데.

 

가다가 쉬고 가다가 쉬고

십리길 오리길을 유모차 앞세우고

파장 되기 전에 어서가자!

 

쥐었다가 놓고 쥐었다가 놓고 손에쥔 것 또 찾고.

세월 보따리 함께 챙겨놓고 문고리와 씨름을 한다.

 

바람이 드나드는 통풍 관절염은 고추농사

도라지 신세와 싸구려 난전에 내다 팔고

 

고물다리야  빨리 가자.

나를 관리하는 보건소로  어서 가자.

보건소 약봉지 한 달 치는 되겠지.

 

의사양반 !

이것 먹으면 아픈 데는 없겠지요.

다음 장에는 안와도 되겠지요.   

 


'여섯줄 창작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미줄 인생  (0) 2010.02.07
면목을 판다  (0) 2010.02.06
을숙도의 밤  (0) 2010.01.19
나무가 운다.  (0) 2010.01.16
폼페이[Pompeii]의 사랑  (0) 2010.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