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 창작 마당

면목을 팝니다.

두무동 2011. 2. 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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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을 팝니다.      김명현

 

삐뚤게 날리는 낙엽을 보아도

가슴시려 오는 사소한 오십을

청춘 한 냥이면 팝니다.

 

석양에 낮가림을 하는 노송처럼

봄 말고는 기다릴 것이 없어

내 그리움을 헐값에 팝니다.

 

얼었다 녹는 땅에 봄비가 오고

풋싹이 다시 돋지만 직장과 가정으로부터

퍼석해진 내 허우대를 그냥 내놓았습니다.

 

내 면목을 헐값에 팝니다.

더 얹어주면 짐이 가벼울 것 같아

내 신세도 그냥 내 놓을까 합니다.

 

삶의 제목도 없는 인생을 막상은

헐값으로도 내다 팔만한 것이 없어

나는 파장이된 자리를을 거두려 합니다.

 

멍애만큼 무거운 근골격은 이완작용이 더디여

침봉으로 여기저기를 찔러대고 있습니다.

 

보름을 앞둔 달은 찼다가도 기울고

기울었다가 또 차는데 강을 사랑한 내 면목은

어느덧 강 나룻의 배가 되어있습니다. 

 

 

 

소양강은 대답이 없네 - 남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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