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향의 밤

두무동 2011. 9. 13. 16:22

 

만대산 만물상에 비구름은 모였다 흩어어졌다.

앞 못보는 장님 같이 구봉산은 굽이굽이 꿈틀그리고

염충강이 무장을 하듯 흑벽돌 돌맹이를 치운다

내 자존심은 원상복귄데

동생들은 그냥 합판으로 가리고 말잔다.

그리고 흑벽돌이라야 어머니의

장맛이 광에서 잘 들것 같아서이다.

정을 두기도 싫지만 그래도 버리자니 고래로

둘러쳐진 조상들의 삶의 터라 나는 이렇게 감싸고 있다.

건너 새집지은 큰집에는 별난 사람들이 왁자짓끌이는

소리는 컴을 켜 놓고 밤세워 일을 하는 내게 조용한  야밤의 이웃이다.

형제가 많았던 선친, 우애깊다고 왜 시던 그 말씀 공허히

귓밥에서 맴돌 뿐

나는 내일아침 할아버지 할머니를 추석에 맞는다.

새벽이면 곳곳에서 울던 첫 닭은 소리내어 울지않고

소쩍새가 때를 맞추어 운다.

뒤로 돌아 앉은 사랑채는 시골에 가면 자연시리 내 居處.

옛사람을 나는 많이 닮아가나보다.

깊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아침 동산에 먼동을 맞고 싶어서이다

아버님이 굽어보실 것 같은 갈분디기에는

동쪽 해무리가 등장을 하고 앞산의 할머니는 손자가 온 날을 알고

저렇게 소쩍새가 되었나 보다.

눅눅한 일기에 중천장 서까래위의 흙 한줌이 떨어진다.

그리고 추석날 아침이 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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