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도가니 글

두무동 2012. 5. 4. 13:55

 

 

도가니 글      

 

텅 비어 있는 도가니는 속이 없지만

남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크다.

스스로 채워지지 않는 도가니에는 

온통 남의 마음만 남아 있을 뿐이다.

 

도가니의 속은 들여다 보아야

내용물을 반쯤 안다.

찍어 맛을 보고 그 숙성된 맛의 익어감을 알수 있다.

 

내 마음의 도가니는 숙성이 안되

이유도 없이

나는 겉에다가 글을 쓰고 마음 밖에

뜻 모를 황칠을 하다가 숙성이 되지 못하고

마음은 늘 비워져 있을 뿐이다.

 

줄 수 있는 마음이 충분히 있는데도

나를 그기에 가두고 생각도 그리움도 

다 도가니에 담아 두고 겉에는 글을 쓴다.

 

 김명현 . 허구 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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