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장마비

두무동 2009. 7. 19. 04:54

    장마비 김 명 현 지루한 장마가 시작되고 나서 여름날의 이야기들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습니다. 게으른 사람은 낮잠을 자고 부지런한 사람은 비를 맞고도 논두렁을 뱁니다. 여름이 긴 이유는 열심히 살아가라는 뜻인 것 같은데 낮잠은 늘어가고 궁긋질 먹을 거리들이 입에 당겨오나 봅니다. 축축한 헛간 뒤안에 숨은 옛날 이야기는 듣기만 해도 반가운 우리의 할머니입니다. 하늘의 비는 그 비가 폭우라 할지라도 적당히 내립니다. 잔잔하게 내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주지 않는다고 이래저래 불평들이 널어 났습니다. 까다로운 우리 인간사의 비유를 다 어찌 맞출 수야 있겠습니까. 지루한 장마 비라하지만 하늘은 그 비를 잔잔하게 내려주고 있습니다. 먹구름이 동시에 내려 앉지 않는 것만 해도 그게 어딥니까. 절단이 날 일을 그래도 하늘은 잘게 내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많다고 하고 어떤 때는 모지란다고 날리니 불평 많은 인간사에 하늘이 고루 베푼다고 생각합니다. 비는 고루 내려줍니다. 우리 인간들이 간사해서 그렇지, 하늘의 뜻을 그르쳐 저질러 놓은 일들 때문에 인재가 더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아스팔트 생태개천…… 하늘을 원망하지 말아야하고 모지라던 비가 지금 내린다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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